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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악보/팬사이트 소개

마비노기 작곡가(코더)의 역사와 사이트, 세대 구분




마비노기도 이제 10년 차 게임이다보니 악보를 만드는 사람들도 세대가 생겨나고 있다.

자연스럽게 생긴 것도 있고, 여러가지 사건사고로 단절된 것도 있지만 말이다.

문득 생각이 나서 띄엄띄엄 정리해본다,


워낙 오래 전 일이고, 예나 지금이나 본인은 권력의 중심에 다가가는 걸 지양하는 타입이기 때문에 카더라가 좀 섞여있을 수 있다.





1. 초창기 - 공홈 세대


공식 홈페이지 음유시인 게시판이 유일하던 시절. 당연히 유일하니까 전성기를 누렸다.


사실 지금도 공홈은 조회수에서 꽤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공식'이라는 점이 그 수많은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큰 가치가 있는 것일까. 그렇다보니 현재도 공홈에서만 꿋꿋하게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2. 소마의 마비노기 - 소마 세대


소마의 마비노기는 명성, 기능성, 그 어떤 면을 따져봐도 가장 독보적인 마비노기 팬사이트였다. 


어떤 면에서는 되려 공홈을 능가하는 점이 많았기에 모든 코더들은 소마에 모여들었다. 그 시절에는 미디를 파는 사람들도 '감상용 코드'라는 곳에서 같이 공존을 하던 시절이었다(지금은 다른 미디 사이트로 대부분 넘어가버렸지만). 합주 악보를 한 게시물에서 재생[각주:1] 및 등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소마 - 공홈 양강 체제였던 그 시절에는 소마가 더 우월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에 와서야 사이트 스샷을 보면 좀 촌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매일 드나드는 사람들은 그렇게 디자인 잘 안 따진다. 원하는 게시판이 있고, 잘 돌아가느냐가 유저들에게는 더 중요하다.




3. 소마 세대의 몰락 - 암흑기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소마의 마비노기는 단 하루 만에 공중분해당하고 만다. 그리고 이후 마비노기 악보계에는 긴 암흑기가 찾아온다.


그렇게 완벽해보였던 소마 역시 여러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시판지기들이 일으킨 사건사고라든가, 개인 사이트라서 관리자 1~2명에게 권력이 집중된다든가, 여러가지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문제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팬들의 후빨이 심해진 나머지 계급 아닌 계급이 생긴 것이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요컨대 소마에서는 악보 잘 만드는 사람이 '높으신 분들'이었다는 뜻. 그렇게 작곡가들의 콧대는 끝없이 높아졌고, 결국은 일반인들과 대대적인 충돌이 일어났던 걸로 기억한다. 


여담이지만 일부 소마 유저들을 중심으로 '나그네의 마비노기 코더 모임(이하 나코)'이라는 카페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소마 폐쇄 직전의 상황이랑 비슷한 구조로 돌아가던 곳이었다. 이들이 부흥운동 비스무리한 것을 해서 소마의 마비노기를 재개장시킨 적이 있다. 그러나 관리자인 소마의 동의 없이 맘대로 사이트 DB를 가져가서 재개장한 병크짓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소마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노발대발했고, 결국 며칠 가지도 못하고 닫혀버렸다. 그 후 운영자인 나그네는 스텝들과 반목이 심해지자 카페를 일방적으로 폐쇄해버린다.




4. 현재 - 춘추전국세대


소마가 붕괴된 이후로는 따로 구심점이 없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춘추전국시대라고 칭하긴 했지만 각 세력끼리 서로 반목하는 것은 아니니 그냥 멀티 뛰어도 된다.


- 공식 홈페이지 음유시인 게시판 (http://mabinogi.nexon.com/C3/Board/Composer.asp)

 :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번도 DB가 소실된 적이 없다는 점이 제일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1차적으로 방문하는 곳 역시 공홈, 

   기능상으로 잘난 점은 하나도 없지만 위치적인 장점 하나로 조회수가 보장되는 곳이다.

   말하자면 역세권.


- 요코소 프로젝트 (http://yoko.so/)

 : HTML5가 Soundfont를 지원하면서 드디어 마비노기처럼 악보를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마비노기의 악보 연주 시스템을 웹사이트에서 구현한 것. 가서 들어보면 안다. 

   그리고 소마 시절 DB를 배포하고 있다. 

   제멋대로 병크를 저지른 나코 쪽과 달리 이쪽은 제대로 허가를 얻어낸 것 같다.[각주:2]

   여러가지 면에서 소마의 마비노기의 직계혈통 사이트라고 평가하고 싶다. 

   향후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라서 추천.

   

- 마비노기 도서관 카페 작곡 게시판 (http://cafe.naver.com/mabinogidsg)

 : 마비노기 팬 카페 중에 유일하게 작곡 게시판이 살아남은 곳이다.

   운영자 한 명의 철권통치로 유지되는 곳이므로, 중앙집권체제 항가항가 하시는 분들에게 권장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당신의 게시물이 사전 동의 없이 마음대로 이동될 수 있다. 중앙집권체제니까.

   네이버 카페에는 미리 듣기 기능이 없으므로, 자신이 영상찰영이나 녹음을 해서 태그로 등록해야 한다.

   자잘한 태그 사용을 감수할 수 있다면 괜찮은 곳. 핫클릭, 추천 시스템은 매우 매력적이다.


- 코드하우스 (http://codehouse.co.kr/)

 : 소마 - 나코카페에서 이어져 온 일부 유저들이 만든 곳.

   악보 면에서 이전 세대들과 별로 연관점은 없다. 말 그대로 유저 분위기만 비슷하고 별개.

   유저 편의 중심이 아니라 코더 중심으로 만들어진 사이트. 미리듣기 기능은 없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사이트 내적으로는 이것저것 덕지덕지 붙은 게 많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것.

   복잡한 거 싫어하는 분에게는 비추.





결국은 제대로 된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꾸준히 개발 및 유지보수를 해주어야 할 프로그래머가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 디자인을 잡아줄 디자이너가 있어야 하고, 사이트가 커지면 제대로 된 게시판지기도 필요한 것이다. 총 관리자가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느냐도 중요하고[각주:3]. 가장 추천하고픈 쪽은 공홈이나 요코소 쪽이 아닐까. 신뢰도는 공홈, 기능은 요코소.


하지만 어떤 작곡 커뮤니티가 좋네 안 좋네를 떠나서 현재의 가장 큰 문제는, 소마 시절에도 그리 많지 않았던 마비노기 작곡가들이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져서 놀고 있다는 점이다. 각 세력마다 중심축은 정말 몇 명 안 된다... 대놓고 싸움질 이런 건 안 했지만, 암흑기가 너무나도 긴 탓에 각 세력마다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 것 같다.



이런저런 글을 적다보니 마비노기도 아제 저물어가는 게임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파이를 나누는 것 가지고 다툴 때는 이미 한참 지나간 뒤인데 춘추전국시대가 오다니 씁쓸할 따름이다.




  1. 비록 악기를 한 가지밖에 선택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본문으로]
  2. 그간 경험에 따른 개인적인 추측이다. 관리자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본 적은 없다. [본문으로]
  3. 하지만 글쎄.... 아틀리에 네코도 결국 그런 사이트가 되지 못했다(기획 단계에서 너무 많이 변경됨, 프로그래머 이탈). [본문으로]